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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Story2011.06.26 11:31

한국에 왔다.
비가 많이 온다.

어제는 어머니에게 다녀왔다.
어머니는 몇년전 척추를 다치셔서 요양원에 계시다.

어머닌 온 평생을 자식과 남편만을 위해 온 몸 바쳐 사신 분이다.

어머님은 다 부수어진 척추를 가진 몸으로 환자이셨던 아버님을 돌보셨고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몇달만에 다리를 쓰실 수가 없게 되셨다.

항상 어머님을 아끼셨던 아버님이 병상에서
다른 이들의 도움은 모두 마다하시고
왜 아프신 어머님의 병구환을 고집하셨는지
난 아직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죽음이 목전에 다가오자 홀로 계시기가 두려우셨겠지....
그 댓가로 어머니는 다리를 잃으셨다.

어머닌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삶의 목적을 잃으신 듯 했다.
척추수술 후 요양원으로 가신 어머니는 작은 침상에서 몇년을 초점을 잃으신채 지내셨다.

그래도 미국에서 찾아와 몇달전 와서 뵈었을 때는 마르셨어도 하얗고 단정하고 예쁘셨는데
 
어제 병상에 들어서 본 어머니 모습은 얼굴 한쪽이 다 무너지고 몸에도 뼈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듯한 모습.

휠처에서 머리조차 지탱하시지 못하시는 어머니를 보다... 사람이 많은 휴계실이라는 것도 잊고 그냥 펑펑 울어버렸다...

어머님 죄송해요. 제가 모셨어야 하는데.. 하니 어머니도 초점 잃은 눈에 눈물이 맺히시며 숨과 같이 작은 소리로
너희나... 잘.. 살면... 된다...' 하신다.

밤에 못 주무셔서 고생하신다는 말씀에 '낮에 깨어계셔요' 그래야 밤에 잘 주무시죠' 하니 
또 다시 귀를 입에 대어야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낮에.. 깨어... 무얼하니...' 하신다. 

..............

점심시간 병원에서 나온 죽을 반찬과 함께 떠 드리니 한그릇을 다드신다.
한 시간동안 어머니도 눈물범벅으로 나도 눈물 범벅으로 밥을 떠드리고 먹고 한다.
몇달동안 밥 한 두숟가락 정도를 드시면 입을 열지 않으시고 대부분 포도당 주사로 사셨다는 어머니는 
밥 한그릇 다 드시는 것으로 내게 선물을 주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매일의 삶이 된다면 나 또한 어머니를 힘들어 하면서 살 수도 있겠지.. ...한국에 있는 가족들 처럼
그렇게 되겠지...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지만 모두 말하듯 그렇게 되겠지..

산다는 건 외로운 일이다.
미국에 떨어져 살고 있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있는 한국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절망적인 홀.로.됨.이다.

적어도 미국에 있으면 그리워 할 무엇인가라도 남아 있으니 행복한 듯도 싶고.

그리울 것 조차 없는 2011 태풍이 온 서울은 흐리고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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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e,Ji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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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ker. RARA

    혼자가. 혼자가 아니예요.
    여기서.. 이 글을 읽고 지은님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이제 같이 서울에 있네요.
    혼자가 아니예요.

    .. 힘내세요.

    2011.06.26 22:45 [ ADDR : EDIT/ DEL : REPLY ]
  2. 비밀댓글입니다

    2011.06.27 10:18 [ ADDR : EDIT/ DEL : REPLY ]
  3. 음...이런 일이 있었군요. 참 오랜만입니다. 그죠?
    사람 사는 것은 거의 비슷한가봐요, 지은님...

    저 역시 얼마전 아버님께서 병원에 입원하셔서 마음이 많이 상해있답니다.
    괜히 제 자신에게 화가나고...그래요...
    힘내세요...맘 상하지 마시고...
    어머님 곁에서 덜 외롭게 즐겁게 계셔주세요...

    힘낼려고 지은님 블로그 왔다가...조금은 애잔해지네요...
    함께하고, 응원하는 분들 많습니다. 지은님 화이팅이요!!!!

    2011.07.13 20: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예 김석님 아버님꼐서도 많이 아프셨군요...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저희 시어머님께서는 저날 이후 밥을 정말 잘 드시게 되셔서 이젠 많이 나으셨답니다. 시간 나는 대로 가보고 그렇게 지내고 있네요. 오늘도 식사를 다 하시고 볼까지 발그레 해지셔서 제가 한국에 잘 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전 다음주면 다시 미국에 가고... 또 언제 어머님을 뵙게 될지..글쎄 모르겠네요..

      2011.07.19 21:40 신고 [ ADDR : EDIT/ DEL ]
  4. 참 다행입니다. 걱정 많이했는데... 경황이 없으셨을 텐데 답글도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같은 한국에 있군요...한 번 뵙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저 영어 공부 시작했답니다. ㅋㅋㅋ 삼육어학원에서 말입니다. 얼마전 독일 대사를 공식으로 초청해놓고 통역을 통해 말할려고 하니 답답하더라고요...그래서 열공 중입니다. 언제 미국을 가면 샬롯도 가볼려고요... 그때라면 뵐 수 있겠지요?

    2011.07.22 19: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미국에 왔어요.. 영어 공부 열심히 하시는 군요. 화이팅입니다! 샬롯에 한번 오세요. 가족 모두 오시면 좋아하실듯^^

      2011.07.30 07:58 신고 [ ADDR : EDIT/ DEL ]
  5. 조규봉

    어머님의 절망이 느껴지는군요. 좋은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2011.11.23 09:53 [ ADDR : EDIT/ DEL : REPLY ]
    • 예 어머님이 요즘 많이 나아지셨습니다. 덕분에 기분이 좋네요.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2.02.15 23:3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