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l Story2010.10.01 23:08


난 애완동물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천성적으로 빈둥거리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애완동물들이 사랑만 받으며 빈둥(?)거리며 또는 거려야만하며 한 생명을 이어가는 것 또는 이어가야 하는 것을 매일 봐야하며 살아가는 것이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짐작한다. 

차라리 공격적이고 치열하게 목숨걸고 음식을 강탈(?)해야 삶을 유지 할 수 있는 쥐의 인생이 하루종일 주인이 주는 밥을 기다리며 아무 하는 일 없이 생명을 유지해야 하는 개의 인생보다 나아보인다면 내가 좀 이상하게 보이려나.

어찌되었든 애완용 강아지를 파는 곳에서 이 개를 사가시면 '즐거운시간을 줄거다' 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돈을 주기만 하면 나의 즐거움을 위해 종속될수 있는 생명'의 존재가 있다는 것에 대해, 그런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에 대해, 낯가림을 하기도 하고

 
경제가 어려워지자 누구보다도 개를 사랑한다며 온갖 옷에 집에 장난감까지 열을 올리던 사람들이 줄줄히 자신의 개들을 버리거나(공황이후 40%정도 개가 버려졌다는 이야기도) 애니몰 컨트롤(일정기간이 지나면 맡겨진 개는 안락사시킴)에 가져다 주는 것을 보며 사람과 애완동물라는 관계에 실소를 보내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집에는 개가 있다. 이름은 아바.

사진을 찍으며 좀 웃어봐 했는데 음 개는 웃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머슥 ㅎㅎ


나이는 4살, 4년전 한국에 갔다온 후 전 식구가 향수병 때문에 엄청나게 휘청거렸던 시기가 있었다. 여름내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친척 친구들과 엄청난 친분을 쌓고 사랑을 넘치도록 받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아이들이 그 허전함에 정신을 놓을 것 같은 느낌조차 들었던 시기, 나의 암묵적 동의하에 그전 부터 아이들이 그토록 목매 원하던 강아지가 집에 들어 온 것이다. 

식구로 아바가 들어온 이후에도 난 이 개와 친해지지 못한다. 위에서 말한 그 이유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볕에 앉아 아침저녁 밥때만 기다리는 개를 보는것, 이 개가 자신의 삶을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즐겁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바는 나를 제일 따른다. 내가 밥을 주기 때문이다. 개는 사랑 따위보다는 밥을 더 사랑하나 보다 .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참 까칠한 사람 같지만 사실 난 일상에서 순둥이 소리를 더 많이 듣는다.

항상 마음이 여리다는 생각을 많이하는 나는 유독 왜 강아지에게는 모질게 굴까..


엄마가 오래전에 해주었던 이야기 하나가 생각이 난다.

내가 어릴적 같이 자랐던, 좋아하던 강아지가 있었다고

희고 털이 복실한, 3-4살이던 나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눈이 순한 그런개가 

그 개는 영리하기도 해서 내가 그 개의 목끈을 끌고 가면 순순히 끌려가고는 하다가 

엄마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가면 나는 다시 살살 끌고 집으로 돌아오고는 했다고 

내가 보이지 않아 어디있나 찾아보면

그 개집안에 커다란 흰 개 옆에 작게 몸을 말고 함께 잠들어 있곤 했다고 

그러던 어느날 그 개는 항상 목에 둘러있던 줄에 잘못 감겨 죽었고.

난 몇일을 그 개집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희고 커다랗고 눈이 순했다는 그 개를
 
나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냥 그 후 오랫동안 그렇게 이제까지 개를 싫어할 뿐이다.



가끔 볕이 따뜻한 날  

뒷 뜰에 앉아있으면

아바는 항상 내옆에 가만히 앉아 나를 쳐다본다.


내옆에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도 가져다 놓고, 내 다리에 자신의 몸을 비비기도 하며, 봐달라 한다. 

가라. 나는 네가 별로 안 좋아. 말해도 고개만 갸우뚱 거리며 내 옆구리 사이로 파고든다. 

아이들은 '엄마는 개를 싫어 한다면서 장갑까지 끼고 남은 고기를 발라내서 아바를 줘, 그냥 파는 개밥주지. 사실은 아바가 좋지'하고 묻는다.  '아니 난 남는 밥을 그저 챙길 뿐이지 버리기 아까우니까' 대답한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다.



어찌되었든 같은 집에 살면서도 내 눈이나 머리에 아바를 많이 넣고 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아바가 내 눈에 띄일 때면

아바가 목을 항상 옥죄고있는 끈도 풀어 버리고

사방으로 쳐있는 좁은 울타리도 힘차게 차고 나가

세상에서 멋지고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짙게 푸른 언덕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텔레비젼 속 아프리카의 맹수들처럼.... 


 

어릴적  좁은 박스안 짹짹거리며 닫힌 상자안만을 맴돌아야 했던 병아리가

하늘로 훨훨 날아올랐으면 했던 그 마음으로....

나 또한 병아리를 쫒아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팠던 그 마음으로....


2010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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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oe,Ji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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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어나자마자 애완용으로 그렇게 길러진 강아지들은
    아마도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기에..그렇지 않을까요..

    2010.10.03 11: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렇지요. 그냥 못이룰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네요.

      2010.10.04 23:18 신고 [ ADDR : EDIT/ DEL ]
  2. 개는 밥을 먹기 위해 주인을 좋아하고 충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음식을 줘도 주인이 옆에 없으면 안절부절하고 찾는 개들도 많지요..
    한국의 진도견은 주인을 찾아 2틀을 걸어서 집까지 찾아오는 회귀본능을 보입니다.
    술에취한 주인을 구한 '오수의견' 검색해보세요. 애완용으로 밥만 축내는 개를 키워내는 것도 훌륭한 명견으로
    키워내는 일도 주인의 사랑과 관심에 따라 개는 변화합니다.
    훈련을 시키지 않고 운동도 시키지 않으며 개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강요하는 주인들도 많습니다.
    심리치료견, 청각보조견, 맹인안내견 중에서는 버려진 유기견들이 훈련을 통해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애견을 버리는 사람들 대다수가 진정한 애견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남이 키우는개 귀여워 보인다며 너도 나도 마구잡이로 개를 구매한 사람들이 개를 버립니다. 애초에 개를 반려동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개를 버리지 않습니다. 애견인을 따라서 어설프게 나도 한번 키워봐야지... 라는 짧은 생각으로 개를 구매하고 물건처럼 버리는 이들때문에 상당수의 애견인들이 욕을 먹습니다만, 한국에서도 버려진 동물들을 거두워 가족으로 반려하는 애견인들이 많습니다. 애견인 흉내는 너도 나도 내보고 그에 따른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책임은 애견인들이 하고 있습니다.
    개는 자연의 ㅏㅇ태라고 하기에는 인간의 손에 길들여진 존재입니다. 푸른초원을 활보하게 하고 싶어도 생존능력이 떨어집니다. 이 모든 것이 개의 책임이 아닌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키우다 귀찮으면 자유롭게 뛰어놀며 살라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개들을 유기하고 있는지 되새겨봐야 할 것 같네요..

    2010.10.05 08:52 [ ADDR : EDIT/ DEL : REPLY ]
    • 음 그냥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글이었지만 그리고 많은 반어법들이 있는 글이지만 혹 개에 대한 시선만을 본다면 코스타리카님과 제의견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표현만 다를뿐 코스타리카님의 댓글의 의견이나 생각 사실 과 같다고 해야할까요...

      2010.10.06 00:05 신고 [ ADDR : EDIT/ DEL ]
  3. 비밀댓글입니다

    2010.10.05 15:01 [ ADDR : EDIT/ DEL : REPLY ]
  4. 용산떡집총각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게 아니라 내가 그렇듯
    그들도 스스로 존재하는데
    그 존재의의를 인간의 이기심으로 정의해 버린게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서 태어났으니까.. 이래도되........

    키우다 버리는사람들 나빠요!!!!!!!
    당신들에겐 삶의 조그만 한부분이지만
    그들에겐 모든것이 될수도 있다는걸.... 그렇게 만들어놓고 외면하는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왜 모를까요.... 씁쓸하내요........


    저도 애기때부터 같이 커온... 울집 강아지 톰..이 생각나내요
    그래도 지어줄때는 토미.... 참 신식이름이라고 지어줬었는데 ㅎㅎㅎ



    ps. 꿈에대한 이야기...보단 개이야기에 너무 집중한 1인;;;

    2010.10.07 09:54 [ ADDR : EDIT/ DEL : REPLY ]
    • ^^ 그러게요. 돈만주면 한생명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냥 좀 이 세상이 좀 낯설게 드껴지는 사실들이에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토미 예뻤을 것 같아요. 전 이름도 기억 못한답니다. 에고 ^^;

      2010.10.08 03:24 신고 [ ADDR : EDIT/ DEL ]